우석훈이 <사회과학 방법론 기초>강좌를 한다고 해서, 심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음에 까페가 있다고 해서 들어가 보았더니 http://cafe.daum.net/woo-s
과제로 쪽글이란 걸 내는데 첫 주제가 크로키 글쓰기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시작인데, 용감하게 일찍 퇴근해서 갈까...나?
일찍 깬 아침, 나는 반바지를 입고 컴퓨터 앞에 앉아 다른 이들의 쪽글을 주욱 훑는다.
"아니, 스토리 풍부한 인재들이 다 어디 있었지? 아닌가 내가 주변 사람들이랑 이런 얘기를 하지 않은건가??"
대학교 1학년일 때 제일 말랐었다. 밥은 안챙겨먹고 빨빨거리도 돌아다녔으니 그도 그럴만.
지금도 손목이며, 종아리 허벅지며, 가슴이며 빈약하기 이를데 없다. 강파르던 볼살이 조금 붙었고 배둘레에 기름이 좀 끼고, 살이 물렁해졌을뿐, 이라고 하려했지만 무지 큰 차이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대학은 1년 다니고, 1년 휴학하고, 또 1년 다니고, 군대갔다와선 복학하지 않았다.
고등학교때 물리가 제일 쉬워서 물리학과가 특성학과인 학교에 갔는데,
그 땐 대학원이란건 내 사전에 있지 않아서, "졸업해서 취직하고 살면 재미없겠다." 싶었다.
그때 특별소집 가족회의를 했는데, 나의 대학 자퇴에 대한 단일안건은 5분도 안되어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쿨한 가족.
한 참 지나서 돌이켜보니, 그때 어머니는 세 자식 등록금이 감당이 안되셨던 거다.(너무 늦게 알았다.)
넉넉치 않은 살림에도 이 자식들은 아르바이트란건 할 생각도 안하고 대학을 다녔다.
그런 이유로 대학을 관둘 위인이니 뭐 세상을 그닥 열심히 사는 인간은 아니다.
하여 많은 날들을 백수로 지냈는데, 2000년 경에 1년 반정도 그리고 2008, 2009년 2년동안은 월급을 받았다.
둘 다 반-스카우트 형식이었는데 '청소년수련관'과 '문화예술교육'이다.
이런 일자리는, 내게는 적지 않지만 사회적으로는 넉넉치 않은 급여가 책정된다.
2000년에 하던 일은 내가 좀 중요한 역할을 맡았는데, 신념 혹은 절차문제로 그만두었고
작 년까지 하던 일은 '일주일에 5일씩 출근하니까, 인생이 쫌 고롭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 3월부터 주 3일로 줄였다.
일 많이 하기 싫은 직원과 돈 없는 기관의 합작품이다.
일을 줄이면서, "이후 반평생은 뭐하고 살지" 궁리하기로 했다.
"나랑 주변사람 몇 먹을거리 키우면 사는데 아무 문제 없겠다"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쉽지는 않다. 가까운 곳은 땅값이 택도없이 비싸고 먼 곳은 내가 준비가 안되어 있다. 우선은 텃밭을 조금 구해 손에 흙 묻히고 있는데, 한날 같이 심었는데 내 자식들은 제대로 자라는 놈이 별로 없다.
그리고는... 별로 진척되는 궁리는 없다.
우석훈의 강의를 들으려 하는 것도 삶의 궁리중 하나.
여유로와진 시간 사이로 이런저런 일들이 조금씩 비집고 들어오고 있다.
월급을 받지 않고 살았을 때를 돌아보면, 희안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어떻게 앞가림을 하고 살았는지.
물어보나마나 주변 사람들이 지지해주었을 것이다.
난 내 얘기를 하는게 서툴다. 친구에게도 애인에게도. 술자리에서도 맨정신일 때에도.
위에 내보인 크로키들은, 어쩌면 잘 그려진 것들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크로키들은 우선은 그냥 접어두고.
**** 과제
보통은 강의 끝나고 쪽글 주제를 내지만, 이번은 약간 특수한 상황이라서, 첫 쪽글은 미리 냅니다. 서로 인사들 하시고, 좀 편해지시라는 의미에서.
크로키라는 글 쓰기 기법이 있습니다.
짧게 인상과 단상을 그려내는 것인데, 저는 글 쓰기 연습 테크닉 중의 하나로 종종 사용합니다.
순간에 스쳐지나가는 느낌과 상황을 동시에 묘사하는 그런 기법입니다.
이런 방법을 많이 쓰면, 너무 장황하지 않으면서도 상황을 가볍게 압축하고, 그 중간 중간에 자기 목소리를 담아내는 기법에 익숙해지지요.
자, 주제 나갑니다.
여러분들이 살아온 삶을 간단하게 크로키 기법으로 묘사해보시기 바랍니다.
요령은, 무겁지 않게, 길지 않게.
(이름이 궁금하거나, 직업이 궁금한 것은 아니니까, A4 한 장 이내로 자신의 살아온 인생을 가볍게 터치한다는 마음으로...)
다음에 까페가 있다고 해서 들어가 보았더니 http://cafe.daum.net/woo-s
과제로 쪽글이란 걸 내는데 첫 주제가 크로키 글쓰기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시작인데, 용감하게 일찍 퇴근해서 갈까...나?
일찍 깬 아침, 나는 반바지를 입고 컴퓨터 앞에 앉아 다른 이들의 쪽글을 주욱 훑는다.
"아니, 스토리 풍부한 인재들이 다 어디 있었지? 아닌가 내가 주변 사람들이랑 이런 얘기를 하지 않은건가??"
대학교 1학년일 때 제일 말랐었다. 밥은 안챙겨먹고 빨빨거리도 돌아다녔으니 그도 그럴만.
지금도 손목이며, 종아리 허벅지며, 가슴이며 빈약하기 이를데 없다. 강파르던 볼살이 조금 붙었고 배둘레에 기름이 좀 끼고, 살이 물렁해졌을뿐, 이라고 하려했지만 무지 큰 차이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대학은 1년 다니고, 1년 휴학하고, 또 1년 다니고, 군대갔다와선 복학하지 않았다.
고등학교때 물리가 제일 쉬워서 물리학과가 특성학과인 학교에 갔는데,
그 땐 대학원이란건 내 사전에 있지 않아서, "졸업해서 취직하고 살면 재미없겠다." 싶었다.
그때 특별소집 가족회의를 했는데, 나의 대학 자퇴에 대한 단일안건은 5분도 안되어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쿨한 가족.
한 참 지나서 돌이켜보니, 그때 어머니는 세 자식 등록금이 감당이 안되셨던 거다.(너무 늦게 알았다.)
넉넉치 않은 살림에도 이 자식들은 아르바이트란건 할 생각도 안하고 대학을 다녔다.
그런 이유로 대학을 관둘 위인이니 뭐 세상을 그닥 열심히 사는 인간은 아니다.
하여 많은 날들을 백수로 지냈는데, 2000년 경에 1년 반정도 그리고 2008, 2009년 2년동안은 월급을 받았다.
둘 다 반-스카우트 형식이었는데 '청소년수련관'과 '문화예술교육'이다.
이런 일자리는, 내게는 적지 않지만 사회적으로는 넉넉치 않은 급여가 책정된다.
2000년에 하던 일은 내가 좀 중요한 역할을 맡았는데, 신념 혹은 절차문제로 그만두었고
작 년까지 하던 일은 '일주일에 5일씩 출근하니까, 인생이 쫌 고롭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 3월부터 주 3일로 줄였다.
일 많이 하기 싫은 직원과 돈 없는 기관의 합작품이다.
일을 줄이면서, "이후 반평생은 뭐하고 살지" 궁리하기로 했다.
"나랑 주변사람 몇 먹을거리 키우면 사는데 아무 문제 없겠다"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쉽지는 않다. 가까운 곳은 땅값이 택도없이 비싸고 먼 곳은 내가 준비가 안되어 있다. 우선은 텃밭을 조금 구해 손에 흙 묻히고 있는데, 한날 같이 심었는데 내 자식들은 제대로 자라는 놈이 별로 없다.
그리고는... 별로 진척되는 궁리는 없다.
우석훈의 강의를 들으려 하는 것도 삶의 궁리중 하나.
여유로와진 시간 사이로 이런저런 일들이 조금씩 비집고 들어오고 있다.
월급을 받지 않고 살았을 때를 돌아보면, 희안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어떻게 앞가림을 하고 살았는지.
물어보나마나 주변 사람들이 지지해주었을 것이다.
난 내 얘기를 하는게 서툴다. 친구에게도 애인에게도. 술자리에서도 맨정신일 때에도.
위에 내보인 크로키들은, 어쩌면 잘 그려진 것들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크로키들은 우선은 그냥 접어두고.
**** 과제
보통은 강의 끝나고 쪽글 주제를 내지만, 이번은 약간 특수한 상황이라서, 첫 쪽글은 미리 냅니다. 서로 인사들 하시고, 좀 편해지시라는 의미에서.
크로키라는 글 쓰기 기법이 있습니다.
짧게 인상과 단상을 그려내는 것인데, 저는 글 쓰기 연습 테크닉 중의 하나로 종종 사용합니다.
순간에 스쳐지나가는 느낌과 상황을 동시에 묘사하는 그런 기법입니다.
이런 방법을 많이 쓰면, 너무 장황하지 않으면서도 상황을 가볍게 압축하고, 그 중간 중간에 자기 목소리를 담아내는 기법에 익숙해지지요.
자, 주제 나갑니다.
여러분들이 살아온 삶을 간단하게 크로키 기법으로 묘사해보시기 바랍니다.
요령은, 무겁지 않게, 길지 않게.
(이름이 궁금하거나, 직업이 궁금한 것은 아니니까, A4 한 장 이내로 자신의 살아온 인생을 가볍게 터치한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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