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광일, 2014

문화예술과 교과통합에 대한 이론적 고찰

전국음악교과모임 여름 자율연수 : 음악교과의 경계를 넘어 행복한 학교 만들기 中


1. 감성적 활동으로서 문화예술


감성의 힘


문화예술 영역 전반에서 인간의 감성이야말로 억제할 수 없으며 해체할 수 없는 본원적 에너지다. 이 에너지를 통해 문화생산 및 비판 능력, 예술적 향수와 비평 능력 등 다양한 문화예술적 유기물이 생성되며 문화예술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의 동력이 되는 것이다.


독일의 시인 실러에 의하면, 인간이 자연의 힘에 예속된 감각적 단계에서 그 힘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감성적 단계라는 어려운 고비를 넘겨서야 비로소 지적, 윤리적 단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


마르크스는 <독일이데올로기>에서 현존하는 세계의 기초를 '감성적 활동'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감각이 인간 현실의 확실한 토대라는 데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는 인간의 감성적 활동 전체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세계가 감각 세계인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이 감성 안에서 태어나고 감성이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본래 '감성적 활동'이란 감각적 세계를 변형시키는 활동 일반을 의미한다. 삶 자체가 감성적 활동으로 이루어졌으며 동시에 삶의 감성적 활동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행위이다. 그 행위로써 삶은 바꾸는 것이자 바뀐 것으로서 자기 자신을 바꾼다. 감성적 활동으로서 문화예술은 자기 자신을 느끼는 일이자 그 존재의 모든 지점에서 자기 자신을 깨닫는 일이다. 문화예술교육 차원에서 '느끼기'와 '깨닫기'의 감성적 힘은 자기 형성과정의 노력과 관련하여 중요한 부분이 된다.


생물학적, 문화적 몸


고유수용감각은 몸의 경험에 있어 바탕이 되는 중요한 것이다. 물질에 대한 근육감각이나 촉각은 손지식을 형성시킨다.


몸으로 생각하는 것은 근육의 움직임, 자세, 균형, 접촉에 대한 우리의 감각에 의지한다. 운동선수와 음악가는 동작의 느낌을 상상하고, 물리학자와 미술가는 몸 안에서 전자나 나무의 움직임과 긴장을 감지한다.


음악에서 체험의 감각적 성격은 청각으로 단순화되고 번역되어 작품으로 남게되는 변용과정을 거치게 된다. 피아니스트들은 근육이 음표와 소나타를 기억한다고 말하다. 배우도, 조각가도 몸과 다른 것 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요소다.


감성적 체험의 특질


현재 이곳에서의 감성적 체험이 제대로의 경험이라면 활력으로 고양되어 자발적 자기형성에 중요한 체험이 되고도 남는다. 감성적 체험의 특질은 음악에서 두드러진다. “정서의 구조는 음악의 구조와 비슷하다. 음악은 정서가 느끼는 방식으로 소리를 낸다.”(음악학자 판스워스) 세상에 존재하는 감성적 힘에 반응하는 정서에는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그 체험들은 개인적인 감정과 감각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고, 세계와의 활발하고 민첩한 교제를 의미한다. 이때의 감성적 체험은 존재론적 체험을 현재화함으로써 존재에 지속적인 변화를 허락하는 힘의 작용에 대한 경험이다. 이는 인식론적 경험으로서의 미적 체험을 존재론적 체험으로 확장함으로써 그것은 예술의 맹아라고 할 수 있다.


감성적 체험에서 힘의 작용은 초보적인 형식에서조차 미적 경험이라는 유쾌한 지각에 대한 전망을 안고 있다.


존 듀이는 <경험으로서의 예술>에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형식-그것은 무엇인가가 완벽한 마무리를 성취했을 때 드러나는 궤적의 추상적인 용어인가?”


특히 학습과 관련하여 감성적 체험의 내용적 특질은 재미와 감동 그리고 관심 등이 있으나 여기서는 관심이라는 말에 주목하고자 한다. 관심은 어떤 욕구에 의해서 휘몰림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능동적인 관심 또는 무엇인가 지향하려는 노력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감성적 체험의 기능적 특질에서 지배적인 관심은 매슬로우가 <존재의 심리학>에서 제안한 감성적 상황에서의 '절정체험'이라는 것에 모아지고 있으며, 더불어 절정체험을 전통 미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카타르시스라고 부르는 체험과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몬로 비어슬리가 주목한 감성적 체험의 기능적 특질이 제공하는 일곱 가지 효과

1. 긴장을 제거하고 파괴적 충동들을 진전시키는 효과

2. 자아 속에서 야기되는 작은 충동들을 해결하고, 통합 또는 조화의 창조에 도움을 주는 효과

3. 지각과 식별력을 세련화하는 효과

4. 상상력 그리고 자신을 다른 사람의 입장에 놓는 능력을 개발하는 효과

5. 치료보다 예방으로서 정신 건강에 기여하는 효과

6. 상호 이해와 신뢰를 북돋아주는 효과

7. 인간적인 삶을 위한 이상을 제공하는 효과


2. 문화예술과 교육


문화예술과 자기 생산(형성)


예술의 기원인 시짓기(poiesis)는 인간 사유의 본성에 뿌리박고 있는 짓기의 본능과 건축에의 의지에서 비롯한다. 포이에시스적 예술이론에 따르면, 예술은 기술과 같이 인간의 창작 능력인 동시에 제작하는 능력인 테크네(techne)와 동일한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을 진리로 이끄는 삶의 한 방식으로서의 포이에시스는 '참된 것을 끄집어 앞에 내어놓는 것' 그리고 포이에시스적 삶의 의미란 다름아니라 현실을 의도적으로 뛰어넘고 변형시키는 것, 현실에 없던 새로운 잉여가치를 덧붙이는 것, 이로써 인간은 스스로 자기를 창조하는 존재라는 의미이다. 이런 점에서 문화와 예술 그리고 자기 생산은 상호 연결고리를 갖게 된다.


교육이란 객체화된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존재를 그 존재로 있게 하는 '존재 드러남', '자기 생산성'이라는 원리에서 이해된다. 자기 존재를 드러낸다는 것은 인간의 힘을 생삭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에서의 내면적 활동 상태를 뜻한다.


예술은 표현욕구를 특정 방식으로 재현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성을 이루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은 자신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자신을 실현하는 그 과정을 현재화한다. 그리고 그것으로써 자기 이해를 얻게 되므로 이러한 지평에서 문화와 예술이 만나게 된다. 여기서 문화와 예술이 공유하는 것은 인간의 삶이라는 존재론적 지평이며 그 과정이다. 예술은 문화에 대한 체험과 표현을 담고 그것을 재현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문화예술과 존재론적 발달체험


문화예술을 교육영역으로 끌어들인다면, 그것은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적 관점에서 재조명되어야 할 것이다. 성장과 발달적 관점에서 문화예술교육은 세계와 사회에서 인간이 스스로 되어가는 존재론적 발달 성취의 과정, 역동적으로 자신의 존재성을 이루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영역에서의 문화예술은 인간의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는 자기형성과정으로서,특히 삶의 자기 변화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발달을 이끌어내는 문화예술교육은 존재론적 체험으로 성취된다. 존재론적 체험을 겪으면서 인간은 왜 사는지, 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에 대해서 물음을 던지게 된다. 자연을 변형하고 개조하여 자신의 삶에 맞게 바꾸어나가는 그 이면에서 자연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지와 의미체험을 바라보게 된다.


예술을 포함하는 광의의 문화는 인간의 존재조건인 것이다. 그런 문화에는 당연히 인간 존재의 자기 실현, 그 존재성이 담겨있다.


인간이 거주하는 실존적 공간을 '장소'(topos, ort, place)라고 부른다. 유독 인간존재만이 시간과 공간에 속한 사이-존재로서 특정한 시공의 '사이' 안에 그때그때 한정된 '장소'에 거주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자연 사이, 사람과 물건 사이의 오랜 길들여진 사귐과 마주침의 과정을 거치면서, 시간성과 역사성을 띤 국지적 공간에서 직접적인 감정적, 정서적 관계의 풍부한 내용을 갖게 된다.


문화적 존재로서 발달적 성향을 지닌 인간은 근본적으로 현실적 세계를 넘어 그 이상의 것을 지향하고 그를 향해가는 존재이다. 그러기에 문화는 인간의 정신과 삶의 표현이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이행하도록 자기 자신에게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발달적 교육의 관점에서 본 존재론적 문화인 것이다.


문화예술교육과 몸의 발달


다양한 감각이 소통되고 통일되는 것은 순수 지성의 작용이 아니라, 고유한 몸의 종합이며 지각적 종합이다. 이외에 실제로 많은 연구자들이 이미 신체의 운동감각적 사고에 대해 강력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운동감각적 사고란 몸의 운동 이미지나 기억된 동작의 측면에서 사고하는 것을 말한다. 근래에 들어와 심리학자인 하워드 가드너는 저스 <마음의 틀>에서 이와 유사한 운동감각적 사고의 개념을 주장하고 있다. 가드너는 “몸은 자신의 지성을 품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생각함으로써 배우지 않고 함으로써 배운다. 즉 배운다는 것은 세계에서 지각하고 행동하는 한 사람의 방식을 변형시키는 '몸 스케마'의 새로운 적응과 이해이다.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우리가 게힘을 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적 행동은 특수한 언어 게임에서의 규칙들을 그의 '몸 스케마'의 새로운 적응과 이해이다.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Oliver Sacks)에 의하면 “지속적인 그러나 무의식적인 감각의 흐름이 우리 몸의 동작부위에서 나온다.”라고 한다. 이 감각의 흐름이란 우리가 '제6감' 혹은 비밀의 감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우리는 자신의 근육을 살피고, 위치나 긴장상태, 움직임을 끊임없이 재조정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숨어있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감각장의 자연구조는 생후 약 4개월경, 지각, 운동 능력이 완전하게 발달함에 따라 유아는 손뻗기와 조작을 통해 사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유아는 사물이 자리하고 있는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하며, 바라는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사물을 이용한다.


아동의 고유수용감각은 비고츠키에 따르면, 눈과 손뿐 아니라 말하기의 도움을 받아 발달한다. 실제적인 과제들을 해결하려고 할 때, 고유수용감각이 발달한 아이들은 어떤 것을 배우고 익힐 때 먼저 대상의 속성을 파악하고 그 대상에 맞게 신체를 숙련시킨다. 그 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신체를 고도로 분화된 방식으로 사용한다. 세계의 의미를 배우는 이런 방법은 모두 몸을 수반한다. 즉 몸의 지각적 능력, 운동 기능, 자세, 표정, 정서와 바람을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근육의 움직임에 대한 감각, 몸의 느낌, 촉감 등은 상상력 넘치는 사고의 강력한 도구가 된다. 심리학자인 베라 존 스타이너(Vera John Steiner)는 몸을 '사고의 도구'로 보고 있다. 지각은 감관과 홰재적 대상들이 접촉한 결과가 아니라, 지성적 감정적 실천적 활동이자 세계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주체는 몸으로 보고 만지고 듣는 육화된 주체이다. 육화된 주체인 우리는 지각의 장 안에서 존재나 현상을 지각하고, 그러한 존재나 현상에 대해 지각과 함께 산다.


3. ...









Posted by

존 듀이, 민주주의와 교육

11장 경험과 생각


1. 경험의 본질


경험의 본질은 특수하게 결부되어 있는 능동적 요수와 수동적 요소를 경험이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 주의를 잘 기울일 때, 비로소 이해할 수가 있다. 단순한 활동은 경험이 되지 않는다. 능동과 수동 두 가지 면의 관련이 경험의 풍요로움, 즉 가치의 척도가 된다. 활동이 그 결과의 영향을 받을 때까지 계속되면, 즉 행동에 의해서 야기된 변화가 되돌아와서 우리 내부에 변화를 일으키면, 단순한 유전에 지나지 않았던 것에 의미가 부여된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학습하는 것이다. 

'경험으로부터 배운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사물에 대해서 한 일과, 결과로서 우리가 사물로부터 받아서 즐기거나 고통을 받거나 한 것 사이의 앞뒤를 관련 짓는 일이다.

경험이란 원래 능동=수동적인 사항으로, 원래는 인식적인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경험의 가치 척도는 그것이 나타내게 될 관계 내지 연속성의 인식에 있다. 


정신과 육체의 이원론은 아주 나쁜 결과를 낳는다.

육체적으로 활발한 아이는 침착성이 없고 처치가 곤란하다. 반면, 활발하지 않고 이른바 꼼꼼한 아이들은 자신이 지닌 그 얼마 안되는 정력을 건설적인 계획과 실행이라는 적극적인 일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들의 본능이나 활동적인 경향을 억압하는 소극적인 일에 소비한다.

'정신'을 써서 배워야 할 학과에 대해서도, 그 어떤 육체적 활동이 더불어 쓰여야 한다. 여러 가지 감각-특히 눈과 귀-이 책이나 지도나 칠판이나 교사가 말하는 것을 흡수하기 위하여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들 감각은 외계로부터 정신 속으로 정보를 도입하기 위한 일종의 불가사의한 통로로 여겨진다. 육체적 활동을 좁게 제한해서 정신으로부터-의미의 인식으로부터- 육체가 분리되도록 하는 방법은 어느 것이나 기계적이다.


감각이 지식의 통로가 되는 까닭은 외부의 여러 사실이 그 어떤 방식으로 뇌에 '전달'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들이 목적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하는 데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단어의 뜻에 상관 없이, 받아쓰기나 읽기로 단어를 재현하기 위하여 눈으로 이들 단어 모양에 주목하는 방식이 아이들에게 요구될 때, 그 결과 생기는 단련은 단순히 고립된 감각기관이나 근육의 단련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목적에서 행동을 분리시키는 일이야말로 훈련을 기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교사들은 항상 아이들에게, 뜻을 분명히 나타내도록 표정을 담고서 읽으라고 권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처음에 뜻에 주의를 돌리지 않아도 되는 방식으로 읽기의 감각 운동적 기술을 배운다면, 그 후 지성을 발휘해 읽는 것을 곤란하게 만드는 기계적인 습관이 형성될 것이다.



2. 경험에서의 숙고 reflection


사고 내지 숙고는 우리가 하려고 시도하는 것과 결과로서 일어난 것과의 관계 인식이다. 사고라는 요소를 포함하지 않고서는 의미를 갖는 경험을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원인과 결과, 활동과 결말을 경부시키기 위해서, 바로 거기에 개재하는 것을 알려고 분석하는 것이다. 우리의 통찰이 이와 같이 확대됨으로써 전망은 한층 정확해지고, 포괄적이 된다.  활동과 결과로서 일어나는 일과의 자세한 관련이 발견되면, 사고가 분명히 명시된다. 결국 경험의 질이 변화한다. 이 변화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경험을 숙고적 경험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사고는 우리의 경험 안의 이지적 요소를 명백히 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목적을 향하여 행동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가 목표를 세우기 위한 필요조건인 것이다. 

가능성은 있으나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일과 사건의 관련을 고찰하는 일이 생각한다는 것이다. 숙고는 또한 결말에 관심을 둔다는 의미도 있다.


사고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인, 더욱이 불완전한 정황에 관련해서 일어난다. 숙고가 있는 곳에는 긴장이 있다. 사고의 목적은 결말에 이르는 것을 돕는 일이며, 이미 주어진 것에 입각해서 일어날 수 있는 종결을 계획하는 것이다.


모든 사고에는 위험이 따른다. 


탐구나 사고에는 반은 알고 반은 깨닫는 중간지대가 있다.


숙고적 경험의 일반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다섯 가지


요약

사고란, 행하여지는 일과 그 결과 사이의 관련을 정밀하게 잘 생각한 끝에 설정하는 일이다. 그것은 양자가 관련하고 있는 일에 주목할 뿐만 아니라, 그 관련의 세부에도 주목하는 것이다.

모든 사고는 결국 지식이 되지만, 궁극적으로 지식의 가치는 그것이 사고에서 사용되는 것에 의해 정해진다.

Posted by

공간 시간 소리 색체에 관한 교육학적 성찰

상상력으로 교육에 말 걸기


첫째마당 공간
삶의 근본 조건으로서의 공간
집이라는 공간
학교공간 건축을 둘러싼 이야기 셋
학교공간의 교육학적 조성을 위한 제안
상상력이 살아있는 학교 공간
<부록 1> 지체장애의 한계를 넘어서
<부록 2> 학교공간 건축에서 고려할 사항들

둘째마당 시간
인간, 시간적 존재
삶의 계획으로서의 시간과 희망
학교교육 현장에서 시간이라는 문제

셋째마당 소리
소리, 모든 생명체가 저마다 내는 목소리
소리―가르침과 배움의 자리에서
소리 없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넷째마당 색채
색채에 의한 세계 경험
색채가 존재하는 이유―괴테의 색채론과 교육적 함의
슈타이너의 색채론과 교육적 함의
색채 체험과 표현을 통한 내면의 형성
우리 색은 어디에?―교육적 물음으로서
잃어버린 진실―종교적 색채와 빛



첫째마당 공간 


삶의 근본 조건으로서의 공간




집이라는 공간


학교공간 건축을 둘러싼 이야기 셋

- 학생들의 삶과 학습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교육을 훈육으로 이해한 일제는 교육공간, 즉 교지(校地)와 교사(校舍)의 구조를 일제식 훈육에 들어맞도록 조성했다.


  1669 <학교시설 설비기준령> 제정, '학교표준설계도'

  1997 <고등학교이하 각급학교 설립 운영규정>

  하지만, 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새로운 감각이 살아있는 건축물 공간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 일본의 자유학원


ㅁ자형 1층 : 아이들은 늘 자연 속에서 흙을 밟으며 살아야 한다.


- 리텔마이어 교수의 학교건축 연구


  <학교건축을 긍정적으로 형상화하기: 학생들은 색채와 형태를 어떻게 체험하는가>(1994)

  “말을 걸어오는 형상”


- 러시아의 아름다운 학교 운동


학교공간의 교육학적 조성을 위한 제안 




상상력이 살아있는 학교 공간
<부록 1> 지체장애의 한계를 넘어서
<부록 2> 학교공간 건축에서 고려할 사항들

둘째마당 시간
인간, 시간적 존재
삶의 계획으로서의 시간과 희망
학교교육 현장에서 시간이라는 문제

셋째마당 소리
소리, 모든 생명체가 저마다 내는 목소리
소리―가르침과 배움의 자리에서
소리 없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넷째마당 색채
색채에 의한 세계 경험
색채가 존재하는 이유―괴테의 색채론과 교육적 함의
슈타이너의 색채론과 교육적 함의
색채 체험과 표현을 통한 내면의 형성
우리 색은 어디에?―교육적 물음으로서
잃어버린 진실―종교적 색채와 빛

Posted by

에냐 리겔 지음, 송순재 옮김

꿈의 학교, 헬레네 랑에 : 상상을 현실로 만든 혁신학교 이야기

착한 책가게, 2012


1. 아이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기 - 읽기와 쓰기 배우기

2. 학생생활나눔터의 나무 한 그루 - 프로젝트 수업과 교과수업에서 하는 실천학습

3. 네가 만일 -  상상력과 학습

4. 진지하게 대화하기 - 종교수업

5. 다투고 화해하기 - 민주주의와 책임의식 배우기

6. 학교 문을 나서서 - 실제 상황에서 배우기

7. 연극을 많이 하면 수학을 잘하게 된다고? - 무대가 곧 학교다

8. 문 걸어 잠근 나홀로 교사를 대신해 - 연대를 이룬 교사공동체

9. 실력이 인정받는다. - 학업성적의 평가

10. 내가 속한 곳은 여기야 - 학교에서의 의례

11. 우리가 개입한다 - 사회정치적 참여 - 학교울타리를 넘어서

12. 벽을 허물기 - 공부하고 함께 사는 공간

13. 기업으로서의 학교 - 부수입 직접 창출하기

14. 학교 문지방을 넘어 들어오세요! - 학부모들과의 협동과 갈등



1. 아이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기 - 읽기와 쓰기 배우기


PISA 연구에서 독일의 15세 학생 중 10% 가량을 이른바 '실질적 문맹'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밖에 13%가 고작 '초등학교 초급단계 수준' 정도의 읽기 능력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다수 아이들에게 읽기와 쓰기 공부는 아주 버거운 일이다. 그런대 아이들은 점점 쓰기를 익힐 필요가 없어진다.


글쓰기의 동기

자연스럽고 거침없이 그리고 즐기면서 글을 읽고 쓰는 것은 보통 많이 읽고 씀으로써 배우게 된다. 따라서 좋은 학교란, 글을 읽고 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며 가치 있는 일인지 끊임없이 상기시킴으로써 아이들에게 글쓰기의 동기를 부여하는 학교다.

우리 경험에 의하면, 잘못된 글자를 바로잡는 데 목표를 두고 이루어지는 받아쓰기 시험은 오히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처음부터 맞춤법에 근 비중을 두다 보면, '자유로운 글쓰기'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의무가 아닌 한 더는 아무것도 쓰지 않으려고 하게 된다.

자유글쓰기아말로 '아이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방식이다.


읽기를 하나의 사건으로 연출하기

“책 읽는 밤” : 자기 교실에 이부자리를 마련해놓고 다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 교사에 이어 학생들이 연이어 읽는다. 모든 아이들이 잠들 때까지.

“책 소개하기”


'읽기와 쓰기를 배우는 학교' 없이 '시민의 학교'또한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2. 학생생활나눔터의 나무 한 그루 - 프로젝트 수업과 교과수업에서 하는 실천학습


프로젝트 수업

헬레네 랑에에서 프로젝트 수업은 통합교과적 성격을 띤 툭수한 수업방식으로 학기마다 한 번씩 이루어진다. 6주에서 8주의 기간에 한 가지 주제에 주당 최소 10시간에서 12시간을 할애한다. 성적처리 기간과 방학 사이의 빈틈이야말로 일반적으로 학교들에서 프로젝트 주간으로 선호하는 시기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좀더 주도적이고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긍정적인 학습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열린 학습

아이들은 자기들을 단계별로 이끌어주는 사람이나 다른 이의 도움 없이 많은 부분을 스스로 수행해봐야 한다.

통합교과적인 접근과 실천학습(:경험에 의한, 경험을 통한 학습) 방식 등 교사들에게 새로운 수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요구하는 교육 방식은 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항상 위태롭다.


학습결과 발표

프로젝트 수업의 발표회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시간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교과수업

아이들에게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학습도 꼭 필요하다.

자기가 배운 내용을 실제 경험과 연관시키지 못한다면 배움은 큰 의미가 없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이 훨씬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사실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왜 학교 수업에서는 무언가를 실제로 경험하게 하기를 마다하는가?


다름과 마주하기

헬레네 랑에는 종합학교다. 학생들을 수준별로 분반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의 다양한 수준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교사는 '그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배움을 위한 조언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3. 네가 만일 -  상상력과 학습


학교에서 일반적으로 교육의 주안점으로 삼고 있는 이성적, 분석적 사고 외에 상상하는 능력(Imagination)의 영역이 있는데, 많은 학교 교육에서는 이를 등한시한다.

창의성을 보통 표상능력을 키우는 예술과목의 몫으로 한정하기도 하는데, 어느 교과목이든 흥미롭고 주목할 만한 인식의 직보는 누군가가 '창의적'으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지금껏 정립된 것 이외의 답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함으로써 이루어졌다.


표상능력을 키우는 교육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이것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 감각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시각, 청각, 촉각, 신체적 인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되도록 많이 제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온몸이 인지기관으로 작용해야 한다.

- 표상능력은 우리 몸과 관련되어 있으며 우리 몸을 통해 이루어진다.

- 날마다 우리가 원해서, 혹은 가끔은 원치 않지만 인지하게 되는 외부에서 받아들인 인상들은 깊이 살펴봐야 한다.


라디오 스튜디오

어떤 사실이나 문제, 자료, 장면이든 간에, 라디오라는 매체는 우선 청취자가 어떤 것을 듣고, 그것을 자신의 상상세계에서 재구성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시각적 인상이 청각 언어로 표현되고, 그것이 듣는 이의 머리 속에서 거꾸로 시각화되는 것이다.

연극이야말로 수업 개념에 상상력을 도입하기 위한, 학교 차원의 기본적인 노력이 응집된 장이라 할 수 있다.


침묵의 방

우리는 학교 건물의 한쪽을 침묵의 방으로 꾸몄다.



4. 진지하게 대화하기 - 종교수업


학교에서 종교과목은 여느 중요하고 아름다운 것들과 마찬가지의 위상을 갖는다.


학급별 종교수업

수업을 위한 의식이 종교수업에 아이들이 집중하도록 했다.

종교를 학급 단위로 가르치기로 했다. 우리는 더는 아이들을 종교에 따라 구분하지 않고 모든 학생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수업한다.

“오늘날 우리 삶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는 차이, 다원주의, 그리고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사는 것이다. 학교는 차이와 변화를 감지하고 인식하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


기도하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종교에 대한 지식이 고갈되어버렸다는 점이다. 그러나 동시에 아이들은 자기들이 지금껏 배우지도 못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영성과 이를 표현할 방법을 갈구하고 있다.



5. 다투고 화해하기 - 민주주의와 책임의식 배우기


핵심내용을 기억하고, 성찰적 이성적 사고를 하며, 지식을 분류하고 통합하는 등의 능력을 키우는 것은 기본적으로 학교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바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학교는 그 이상의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학교 말고 어디서 아이들이 민주주의 의식을 체득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점에서 오늘날 공립학교는 필연적으로 '시민학교'일 수밖에 없다.


스스로 청소하기

학생들이 직접 자기 학교를 스스로 청소하는 경험.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자기 생활반경 안에서 환경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도록 하고 싶다. 이러한 배움은 노동을 수반한다.

학교라는 곳은 할 일이 참 많은 곳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을 왜 어떤 학교들에서는 교사가 도맡아 하려고 하는가?

공동체를 위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맡아서 해본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 모두를 위해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이득이 되는지 알게 될 것이다.


학급회의

학생 개개인에게 책임을 부여하면 그에 따른 변화가 있게 마련이다. 학생들은 자기가 맡은 일에서 어떤 쟁점이나 문제가 떠오르는 등 중요한 사안이 생기면 그에 대해 의견을 나타내려고 할 것이며, 학급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할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 '벽보'와 '학급회의'는 이를 위한 두 가지 핵심적인 제도로, 프랑스 교육학자인 셀레스탱 프레네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제도이다.

'아이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기'라는것은 아주 세밀한 표현방식에 이르기까지 도와주는 것을 전제로 한다.

민주적 사고방식을 배우고 참을성 있게 연습하는 첫 내디딤은 너무도 중요해서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만일 아이들이 모든 사안에 대하여 회의를 통해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으로 독립성과 배려의 정신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합의와 원상복구의 원칙

학교 내 민주주의란 무엇보다 학생 개개인이 공동체 내에서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는 것을 독립적이고 책임감 있게 수행해내는 것을 뜻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행위는 사전에 진지한 토론과정을 전제로 해야 의미가 있다.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 개인이 갖고 있는 자유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도 아이들은 배워야 한다.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예술은 폭력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예방책이다. 예술은 만족감을 준다.

사람들은 아름답고 정돈된, 정성껏 만들어진 공간에 있을 때는 황량하고 볼품없고 애정 없이 대충 만들어진 공간에서와는 다르게 행동하는 것 같다. 하물며 그 공간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자기가 직접 참여하고 땀 흘려 일했을 때에는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원상복구의 원칙은 학교공동체에 속한 모두에게 적용된다.



6. 학교 문을 나서서 - 실제 상황에서 배우기


이웃사랑 실천

모든 8학년 학생들은 4개월 동안 일주일에 하루 오후시간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함께 보내야 한다. 학년 초에 아이들은 부모, 친구, 아는 사람 등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는다. 이렇게 부모와 함께 도움이필요한 사람을 찾는 일은 이 프로그램의 핵심 과정 가운데 하나다.

이 활동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에는 학교에 대한 일정한 기대가 반영되어 있다. 모든 것은 교실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언어라는 매개를 통해 전달되고, 학교 밖의 삶과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자체가 우리 교육현실이 얼마나 우리의 실제 삶과 동떨어져 있는가를 입증해줄 뿐이다.

학교는 모든 학생과 나이대를 아우를 만한 유일한 배움의 장소가 아니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스스로 결정하여 처한 상황에서 닥치게 되는 실제 문제들을 헤쳐나가기를 원한다. 이러한 아이들이 제 갈 길을 가게 해주자. 그리고 스스로 삶의 문제와 대면하도록 놓아두자. 그러지 않으면 아이들은 결코 자기 발로 서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사회봉사 인턴십

아무런 도움 없이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경계지점에서 학생들은 홀로 있음을 체험하게 된다. 한편으로 아이들은 이러한 경험을 원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경험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간다.


여행하기

독일에서는 그저 매우 소극적인 범위 내에서만 예외적인 상황이 허용될 뿐이다. 예를 들어 고학년 학생들에게 교사가 동행하지 않고 학교 밖에서 어떠한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허가를 받는 절차는 매우 까다로울 뿐 아니라 많은 경우 아예 허가가 나지 않는다.

상상력과 도전정신 그리고 학교 운영자들의 연대 없이 이 같은 학교 구조가 변화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나아가 학교 내 이러한 뜻을 같이 하는 연대가 현실적인 학생감찰의 의무를 두고 빚는 갈등과 복잡한 절차상의 문제를 어떻게 창조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인가 하는 과제가 남는다.


유치원 인턴십

아이들이 학교 밖에서 하는 모든 밀도 있는 활동에서 결코 지나쳐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아이들이 아직 자신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않은 집단 속에서 낯선 이들과 더불어 일을 할 때 어떠한 경험을 하는가 하는 문제다.

우리는 3년 전부터 7학년 학생들에게 2주간 유치원에서 인턴십을 하도록 하고 있다.



7. 연극을 많이 하면 수학을 잘하게 된다고? - 무대가 곧 학교다


다른 역할 해보기

청소년들은 불안감 때문에 사춘기를 더욱 어렵게 보내게 마련인데, 청소년과 함께 연극을 하는 연출가들은 이 문제를 위기인 동시에 기회로 본다.

훌륭한 연출가와 함께하는 청소년들은 이같은 장벽을 극복해나가며 자기의 온 상상력을 동원해 이야기 속 인물에 자기 자신을 투영하는 법을 배운다. 이를 어떻게 표현해날 것인가는 모두가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다.


연극은 예술가와 시간이 필요하다.

무대에 오르는 경험을 함으로써 아이들은 스스로가 지닌 능력과 용기에 대한 믿음을 키우게 되고, 이는 다른 상황에서도 새로운 미지의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이 된다.

1. 연극은 예술가에 의해 생명력을 얻는다. 우리는 우리 학생과 교사에게 연극을 경험하게 하기 위해 '전문가'를 찾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다.우리가 찾는 전문가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스스로 큰 만족감을 느끼는 실질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하고, 그들이 하게 될 일은 모두에게 각자가 소홰해낼 만한 역할을 주고 성취를 경험하게끔 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학교에서 너무 오래 일하게 되는 예술가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실과 타협하고 학교 체제의 일부로 굳어버릴 위험이 있다.)

2. 진짜 연극을 경험하고 나면 그 여파가 오랫동안 가시질 않는다. 청소년들이 '자기들의' 연극을 만들어내는 결정과정에 얼마만큼 깊이 참여했느냐가 이를 판가름한다.

헬레네 랑에 학교에는 '연극 집중기간'을 두었다. 연극활동을 하는 모든 학생들은 4주간 모든 수업과 숙제, 시험에서 면제받도록 하는 것이다. 기본원칙은 바로 '오로지 연극만'이다.


연극 프로젝트에 지원하기

학급 프로젝트로 연극을 하고 싶은 반은 반 학생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임을 설득력 있게 입증해야 한다. 우리는 학생들의 동기부여 여부에 중요한 가치를 둔다. 한 학급이 연극 프로젝트를 한다는 건 동시에 굉장한 위험부담을 감수하겠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압둘

초창기 우리 학교와 계약을 맺고 일을 한 사람은학교에서 압둘이라는 이름으로 통했다. 그는 많지 않은 보수를 받고 일주일에 평균 60-80시간을 일했다. 그는 열정적으로, 타협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학교가 가진 틀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일했다. 아이들은 이런한 행동을 보면서 예술가가 '작업'을 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눈으로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었다.

“우리 모두가 연극을 할 수 있어요. 진지하게 우리 자신을 내어 맡기기만 한다면 말이에요.”

가장 놀라웠던 점은, 교육학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던 한 사람이 그가 가진 예술에 대한 신념을 통해 다른 사람들, 그리고 학생들과 거침없이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 연극작업을 통하여 이를 '형상화'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역할 배정

연출가가 배정한 역할에 모두가 만족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훌륭한 연출가는 작은 배역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관객

진지하게 연극을 하게 되면 세상을 보는 눈도 바뀐다. 이런 점에서 보면 연극이 인정받아야 할 가치에 합당하게 '배우'를 정당하게 대우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학교공동체도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학교는 연극 관람을 정규수업 2시간으로 정식 인정함으로써 학생들이 성취해낸 작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준다. 게다가 모든 학생들이 관람료를 지불한다.


연극과 교과수업

하르트무트 폰 헨티히 ; “인간을 교육하는 기관에서 다음 두 가지 교육만 이루어진다면 신뢰를 할 수 있다. 바로 연극과 과학이다. 이 두가지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두 가지 축과도 같다. 즉 주관적 체화와 객관적 진술이 그것이다. 후자는 물질세계의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고, 전자는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이 두 축은 우리 인간이 하고자 하며, 할 수 있고, 알 수 있는 모든 경험을 포괄한다.”

단기적으로 볼 때, 또한 학교 정규 평가기준에 한해 볼 때, 연극을 하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뒤처지는 것처럼 보인다. 연극에 완전히 몰입했던 학생들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 일상의 압박에 유연히 대처하는 태도 등을 통해 보여주는 결과는 1-2년이 지나서야 차츰 드러난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학생의 성적이 눈에 띄게 변화하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8. 문 걸어 잠근 나홀로 교사를 대신해 - 연대를 이룬 교사공동체

9. 실력이 인정받는다. - 학업성적의 평가

10. 내가 속한 곳은 여기야 - 학교에서의 의례

11. 우리가 개입한다 - 사회정치적 참여 - 학교울타리를 넘어서



12. 벽을 허물기 - 공부하고 함께 사는 공간


교실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방해될 요소가 없어야 하고 교사가 하는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요소만을 갖춘 공간이어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경험한 바로는 정반대다. 공공기관의 아무런 장식도 없는 긴 복도가 방문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보라. 상당수 학교 건물과 교실이 함의하는 바가 바로 이같은 복종과 적응이다.


각 학년이 쓰는 공간

1986년 우리 학교가 김나지움에서 통합형 종합학교로 바끼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벽을 허무는 일이었다. 방 두 개를 이루고 있던 벽을 허물자 하나의 널찍한 공간이 되었고, 이후 이곳에 복도이자 만남과 학습의 공간으로 쓰이는 '학생생활나눔터'라는 공간이 생겨났다. 이후 6년간 매년 여름방학때마다 벽을 허물어 우리 학교에는 모든 층에 이같은 '터'가 만들어졌다.

긴 안목으로 본다면, 교사의 노동시간에 대한 값비싼 대가에 걸맞도록 웬만하면 공간을 의미있게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이성적인 공간계획이 아니겠는가?


공간의 구성

입학식을 마치고 반 배정을 받은 5학년들은 깔끔하고 텅 빈 교실에 들어서게 된다. 이 교실을 살만한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자기들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학교가 교육과 삶의 터전이었으면 한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여기서는 내가 함께 참여하여 만들어나갈 수 있고 구체적으로 책임을 가지는구나, 이곳은 이 안에서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관계로 이루어지는 공동의 삶의 터전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움직이는 배움터

대부분의 교과수업은 어차피 말하고 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일상적인' 공간에서 할 수 있으면, 반면에 특수한 장비가 필요한 몇몇 과목은 오로지 '특수교실'에서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실제로 아이들은 결코 이같은 규칙에 얽매여 학습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모든 아이들은 동시에 똑같은 리듬과 형태로 학습하는 게 아니라 개인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우리는 혹시 지금까지 '특수교실'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겼던 많은 부분을 일반 교실에서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헬레네 랑에 학교에는 학년마다 두 개의 '자연과학 수레'라는 것이 마련되어 있다. 이는 우리가 개발하고 직접 제작한 수레로, 판자를 고정해 만든 작업대와 물건을 넣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기에 여러 가지 실험도구들이 가득 차 있다. 우리가 직접 개발한 또 하나의 학습용 가구는 '비스바덴 선반'이다. 이는 각 교실이나 학생생활 나눔터에서 간단한 실험이나 수공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는 무엇보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스스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법을 배운다.


준비된 학습환경

교실은 하나의 '준비된 학습환경'을 조성하고 있어야 한다.

헬레네 랑에 학교에서는 교실 가운데를 중심으로 작은 모둠들이 둘러앉도록 책상을 배치한다. 이때 교실 한가운데는 빈 공간으로 남긴다. 큰 교실의 경우 한쪽 구석에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나 작업공간을 따로 마련해두었다.



13. 기업으로서의 학교 - 부수입 직접 창출하기

14. 학교 문지방을 넘어 들어오세요! - 학부모들과의 협동과 갈등



Posted by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총서기획팀 엮음, 핀란드 교육혁명, 살림터, 2010 中


4부 핀란드 교육,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나 -신뢰, 돌봄, 통합, 자율


심성보, 이론과 실천이 결합된 교사교육

송순재, 핀란드 교육과 우리 교육 : 독일 교사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보기

손승현, 차별과 구별이 없는 통합교육

임미령, 돌봄과 성장을 책임지는 유아교육

안승문, 신뢰와 자율과 민주주의로 운영되는 핀란드의 교육정책과 교육행정



심성보(부산대학교 교육학), 이론과 실천이 결합된 교사교육


1. 피사의 기적은 어떻게 일어났는가?


안정적인 교육평등화 정책에서, 높은 학업성취 능력은 의무교육 단계에 있는 종합학교의 교육적 성취의 결과물이다. 이 성취는 탁월한 교사와 질 높은 교사교육에 의해 달성된 것이다.


2. 핀란드의 독특한 교육개혁


핀란드는 주요한 정책결정이 사회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모든 사람에 동의되는 '합의사회'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잦은 정치권력 교체에도 불구하고, 1972년부터 1991년까지 교육장관을 엮임한 에르키 아호는 교육개혁을 위한 교원양성 과정에 있어 유연하고 느린 방법을 채택하였다. 전통교육과 진보교육을 갈등 없이 병립시키고자 하였다.


세계적 교육개혁의 흐름

핀란드 교육개혁의 흐름

 표준화

 융통성과 유연한 기준

 읽기와 계산 능력 강조

창의력과 조화된 다면적 학습

 결과적 책무성

신뢰에 기초한 전문성과 조화되는 지성적 책무성


핀란드 교육개혁에서 보여주는 가르침과 배움의 전형적인 특징은 기존의 교수법 원리를 소중히 여기면서 교사와 학생들에게 새로운 생각과 방법을 갖도록 하는 것이고, 혁신을 혁신적 방법으로 학습하도록 하고, 학교에서 창조성을 함양하도록 하는 데 있다.


3. 핀란드 사회에서 교사는 어떤 존재인가?


1) 국민으로부터 신되받는 교사집단이 되려는 성실한 교사

핀란드 교사들은 사회계층으로는 상층에 속하고 그들의 정치적 의견은 관료적이고 보수적이다. 핀란드 교사들은 다른 선진국가의 교사보다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다. 그리고 직업적 독리성을 누리고 있다.

핀란드 국민들은 '가르치는 일'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으며, 학교교육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핀란드는 능력이 뛰어나고 의욕이 앞선 교사를 확보할 수 있다.


2) 전문적 자율성을 행사하는 교사

핀란드 교사들은 국가교육과정의 틀 안에서 규정의 영향은 최소한에 그치게 하고 있으며, 현장교사들의 전문적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교사들을 교육전문가로 대우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적 단위의 시험을 없으며 모두 교사 스스로 교육적 판단을 가지고 학습하며 그것의 성취에 대한 자율적 평가를 하고 있다.


3) 교직을 만족스런 직업으로 생각하는 교사

핀란드 교사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매우 만족해하며 헌신적인 교육태도를 보인다.

1990년대의 교육개혁에 대해 교사들의 상대적인 만족감과 증대된 스트레스가 공존한다.


4. 핀란드의 질 높은 교사교육의 비결


1) 지속 가능한 리더십

지속 가능한 정치적 교육적 리더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를 핀란드 학교와 교사의 교수-학습 발달에 두고 있다.

-

전통적인 훈육과 질서를 요구하는 교실현장에 개별화된 자주적 학생 중심의 수업 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별 수업의 모델은 10여 년 이상의 긴 싸움 속에서 달성된 것이며 단순히 교육학적 원리를 따른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20여 년이 넘는 긴 과정의 노력 끝에 교실현장에서 구현되었고, 그 구현은 교사 자신에게서 내면화되어 개발되고 난 뒤의 일이었다.


전망 

1973(전통적 수업)

1995 (개별화된 수업)

 조직

 전하 학급 앋에서 교사를 둘러싸고 조직된 모습

 교사들은 짧게 소개하고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또는 집단으로 활동한다.

 상호작용

교사는 말하거나 묻는다 - 학생들은 대답한다 - 교사는 평가한다

 걸으면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과 결합된 교사의 짧은 수업

학생과 학생과의 긴밀한 상호작용


많은 북구의 교사들이 학생들과의 친밀하고 개별적인 신뢰관계를 요구하였으나, 핀란드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성인모델과 교실에서의 질서와 안전을 지키는 수호자 역할을 요구하였다. 핀란드 교사는 '신권위주의 교육'이나 '교육적 보수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단순히 정교화된 지식을 전달하는 데 머물지 않고 교사 스스로를 촉진자, 튜터, 멘토의 위상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2) 교사의 전문성 존중과 성찰적 교사교육

1979년에는 초등교사들도 학부과정을 마감하고 모두 석사과정을 마쳐야 했다.

교사교육 프로그램에 있어 이론과 실제의 균형은 젊은 교사들에게 효과적인 교수-학습법뿐 아니라 다양한 교수방법을 숙달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핀란드 교사들은 전문적 개발을 위한 현직교육기관의 의식있는 '비판적 소비자'이다.

핀란드 교사들은 학교 중심의 정책결정, 교사들과 다른 전문가와의 협력, 학생들의 개별 욕구와 관심 강조 등 교육개혁의 진보로 가는 길을 향해 전진하였다.

핀란드 교사들은 구성주의적 학습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특히 비고츠키가 강조하는 '사회적 구성주의'는 러시아 학자 비코스키가 강조한 것으로 구성의 주체로서 스스로의 개념을 창조하는 학습자인 학생은 모두 던져진 삶의 한 가운데에서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지식을 구성해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타인의 힘에 의해 타율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마음대로 구성하는 것도 아닌, 학생과 교사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적극적 학습방식이다.


사회구성주의 학습법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최근접 발달 영역'은 어른의 지도와 도움 아래서 문제 해결이 가능한 수준과 자주적 활동을 통해 문제 해결이 가능한 수준 사이의 '간격'이다. 발달의 간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역이란 학습자가 혼자서 대응할 수 있는 수준과 타인이 개입해서 해결 가능한 수준과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이 차이를 파악하여 타인이 개입하는 방법 여하에 따라 어느 한 시점에서 일거에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이 시기와 차이를 개개인에게 맞추어 적절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발달을 지원하는 일이야말로 교사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교사가 '지원자'라는 학습이론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핀란드 교원양성 과정은 이론과 실천을 동시에 강조한다. 대학의 교사 양성 교육에서는 이론과 실천의 양 측면에서 모두 실력이 강조된다. 교직이 들어선 후에도 스스로 연구하고 계속적으로 새로운 교육사상이나 교육방법을 탐구해나갈 수 있도록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시된다.

대학의 교수와 초중등 교사는 항상 협력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교육실습생 동료 간의 협동적 활동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특히 인터뷰, 집단적 토론, 성찰, 과학적 사고 등에 중점을 두고 교원양성을 하고자 하였다.

핀란드의 교사교육을 특히 성찰적 사고와 행동, 한마디로 '성찰'을 매우 중시한다. 성찰은 학습의 핵심적인 역량으로서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음미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성찰은 “사고에 대해서 사고한다”는 '메타인지'기능의 활동이며, 창조 능력이나 비판적 자세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찰 능력의 힘은 '사회성'을 키우는 원동력이다. 개개인이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 사회관계를 원만히 하면서 그동안 쌓은 경험을 보다 일반화해나갈 것인지와 관련이 있다. 또 성찰은 '차이나 대립을 다루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3) 지성적 책무성을 가진 전문성

유일하게 표준화된 시험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고등학교 말에 치르는 대학입학 시험뿐이다. 최종 시험에 앞서 승부를 거는 어떤 외부의 시험도 교실에서는 주어지지 않는다.

핀란드 교육 맥락에서의 지성적 책무성은 그것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교사, 학생, 학교지도자와 교육당국 간의 신뢰를 보존하고 증진하며, 그 과정에서 강한 전문적 책임과 주도성을 발휘한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는 스스로 알고 행동하도록 하며 본성적 호기심을 존속하도록 하기 위해 학습을 어느 정도 유예시키는 '시험에서 자유로운 구역'으로 남겨두고 있다.또한 교육과정의 계획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경험하도록 한다.


4) 신뢰문화의 구축

핀란드 교육의 거대한 변화는 학부모, 학생 그리고 교육당국이 교사와 학교를 진정으로 신뢰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5. 결론




송순재(감리교신학대학교 교육철학), 핀란드 교육과 우리 교육 : 독일 교사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보기


1. 스웨덴에서 핀란드로, 핀란드에서 독일로


유럽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PISA에서 최상의 성적을 올리는 핀란드 교육은 관심의 대상이다. 이유는 이 나라의 학업성취도가 우리나라처럼 막무가내로 몰아붙인 결과와는 판이하게 매우 합리적이며 인간적인 면모를 갖춘 참신한 학교제도와 사회의 작품이라는 시각때문이었을 것이다.


2. 핀란드 교육에 대한 라인하르트 칼의 시각


핀란드에서 학교 건축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공간은 천장의 등으로 멋지게 구획되어 있었고, 도서관에는 화초가 자라고, 컴퓨터 실험실과 식당이 갖추어져 있었다. 그곳에서는 최고의 건축가들이 학교를 짓는다고 한다.


아이들은 대부분 취학 전 '예비학교'에 다닌다.


핀란드에서 아이들은 1학년부터 9학년이 될 때까지 모두 같은 학교에 다닌다. 요컨데 '종합학교'로 일종의 '공동체 학교'이다.


교사와 학생들은 긴장을 풀고 격의없이 서로 친근하게 지낸다. 사제지간의 정이나 관계가 좋다. 학생들은 교사를 존경하고 교사는 학생들을 사랑한다. 양자 사이에는 인격적 관계가 생생하다.


핀란드에는 '작은 학급'과 '큰 학급'이라는 구조가 운영된다. 작은 학급에서는 학습장애를 겪는 아주 적은 수의 학생들이 돌봄을 받는다.


장애 학생들은 보통 비장애 학생들과 통합된 구조 안에서 다니도록 되어 있다. 모든 학교에는 특수교사가 배치되어 있음은 물론, 사회복지교사, 심리지도교사, 간호사도 배치되어있다.


학생들이 혹시 문제를 일으키면 담임교사가 참여하는 형태의 '주간회의'에서 다루도록 한다.


정규 수업이 끝나면 개인이나 그룹별로 보충수업을 받는데 그 수는 전체 학생의 4분의 1 가량 된다. 학습장애가 심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개인별로 보조교사가 배치된다.


핀란드에서 성적은 7학년부터 매긴다. 하지만 유급제도는 없다. 유급은 몸이 아주 아플 경우만 허용한다. 이에 비해 독일의 경우 유급자는 38퍼센트 정도에 달한다.


핀란드에서는 초등 단계에서 학생단 5,000유로 정도의 경비가 드는데, 독일에서는 그보다 1,500유로 정도 적게 든다. 하지만 핀란드에서는 상급학년 단계에서 경비가 덜 드는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교사도 적게 배정되기 때문이다.


핀란들 교사들이 내세우는 성공비결은 첫째, 초기단계에 결정적 의미를 부여하고, 둘째 개별화 학습구조를 운영하며, 셋째 학교의 공동체적 성격이다.


교사가 은퇴할 경우 적절한 방식으로 학교에 봉사할 수 있다.


예비학교에서부터 상급 단계에 이르기까지 단위학교와 교사들은 독자적으로 수업과정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중등교육 상급 단계에서 청소년들은 2년 내지 4년 동안 공부하고 '고등학교졸업시험-대학입학자격시험'을 본다.


핀란드에서는 교사를 하나의 독립된 연구자로 이해하고 있다. “모든 교사는 연구자여야 한다. 연구자로서 이들은 아동의 학습활동을 파악해야 한다.”


학생과 교사 간의 긴밀한 인격적 관계를 강조한다.


핀란드 대학은 좋은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서 그에 상응하는 '교사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교사양성과정의 핵심은 처음부터 모든 교사를 한 사람의 독립적 연구가로 보고 그 능력을 촉진하는 데 있다.


핀란드 사회에서 교사직은 존경받는 직업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하지만 봉급 수준은 독일 교사의 3분의 2 정도다.


<OECD 국제연구>

루터의 종교개혁적 교육에 뿌리박은 읽기 전통

읽기 학습에 대한 높은 동기 부여

작은 나라 안에서 가능한 공동체의 느낌 : 모든 개인은 중시된다.

국민 계층 간 상대적으로 근소한 사회적 격차

인문계와 실업계를 나누지 않는 종합학교 제도

놀라운 정도로 분화되어 풍부하게 배치된 교사진.

수준 높은 교사의 질

학급당 학생 수는 보통 20명 이하

아주 풍부하게 제공되는 학습 조건 : 친근함을 자아내는 학교 공간, 도서관, 식당 등

단위 학교는 폭넓은 자유를 누리고, 교육부는 교육과정을 상세히 규정하기보다는 학습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가 의미 있게 도달되었는지에 대해서만 범국가적 테스트를 실시한다.

표준화된 테스트를 신뢰한다.


3. 독일 교사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보기


최근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유력한 학교교육의 동향은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영국처럼 학업성취도를 강화하고 향후 직업세계를 준비시키기 위해 경쟁력과 경쟁체제를 강화하는 것이도, 다른 하나는 아동 개개인의 개별성과 공동체성에 교육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높은 학업 성취도를 기대하기 마련이며, 후자의 경우 인간교육에 대한 지향점이 확연하다. 핀란드 교육에 세계인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이런 양자택일식 교육이 아니라 양자 모두를 포섭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세평 때문이다.


독일은 인간의 다양한 재능을 촉진하고 전인교육의 이념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훌륭한 교육사적 전통을 발전시켜왔으며, 또 이를 차근차근 공교육이나 대안교육에 정착시켜왔다.


여러 인상적이고도 감명 깊은 핀란드 학교를 돌아보던 중 어떤 대목에서 미심쩍은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핀란드 학교들이 보이는 우수한 학련은 어느 정도 '전통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교육방식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었다.


혁신적인 스웨덴 학교, 자유교육과 시민교육의 전통이 잘 살아있는 덴마크 학교, 개혁교육학이나 대안학교의 전통이 잘 살아있는 독일학교(헬레네랑에 학교)



손승현(고려대학교 특수교육), 차별과 구별이 없는 통합교육


임미령, 돌봄과 성장을 책임지는 유아교육



안승문(서울시 교육위원, 교육희망네트워크), 신뢰와 자율과 민주주의로 운영되는 핀란드의 교육정책과 교육행정


1. 핀란드 교육 성공의 숨은 비밀


핀란드는 학교에 대한 장학과 감사가 없는 나라이다. 하지만 70년대 말까지만 해도 핀란드에는 국가교육청과 지방정부 교육국이 주도하는 엄격한 장학과 감사가 존재했다.


Posted by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총서기획팀 엮음, 핀란드 교육혁명, 살림터, 2010 中


이윤미(홍익대 교육학과), 핀란드 교육 성공의 역사 - 100년의 숨 고르기, 40년의 내공 쌓기


1. 핀란드 교육 - 40년간의 성공 드라마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중시하고, 남을 이기는 경쟁보다는 함께 학습하는 법을 익히는 교육, 교사와 학교의 전문성과 자율성이 존중되는 교육, 모두가 높은 수준으로 제대로 된 기회를 누리는 교육

수월성과 평등성을 함께 실현


1960년대 학제, 교육과정, 교사교육, 행정체제 전면 개혁


2. 핀란드는 어떤 나라인가


인구 530만,


사회민주주의적 강령에 근거한 보편교육 이념은 20세기 초부터 등장 : 의무교육안, 참정권, 무상의료, 8시간 노동

1921년 7-12세 의무교육 도입

1939년 기본 사회안전망

2차 세계대전 후 '요람에서 무덤까지' 스칸디나비아형 복지국가 제도화

1960년대 교육개혁 : 종합학교 개혁 - 이전까지는 일반계와 직업계의 '복선제' 시스템, 11세에 대학 진학 여부가 결정


3. 개혁의 내용과 전개과정


종합학교개혁과 학제개편


: 9년(6년+3년 : 초등 및 전기중등 과정까지 동일한 기초교육 제공)의 의무교육


1963년 종합학교개혁 결정

1964년 교원에 대한 기초교육 및 현직교육과 관련한 조치

1966년 후기중등교육 단계의 교육 검토위원회, 고등교육 발전법안

1968년 학교체제법안 통과


어떻게 교사들이 개혁에 대한 의지를 갖게 할 것인가?


교사를 개혁의 주체로


새로운 교육 내용을 구성하고 학교체제를 재구축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의 전문성 존중, 그에 기반하여 변화

1966-1970 종합학교교육과정위원회의 활동을 기초로 국가교육과정 수립


새로운 고용관계에서의 권익을 위한 교원노조의 역할


1970년대 중반 교원교육을 대학에서 실시, 교원들에게 석사학위를 요구

오늘날 교사들의 높은 학력과 전문성은 핀란드 교육의 가장 큰 자랑거리의 하나


교육과정 개편


기존 공민학교의 실제적 교육과정과 문법학교의 학문적 교육과정 통합

이 과정은 5년(1965-1970)에 걸쳐 신중하게 처리

학습자의 심리적, 신체적 발달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 교육 내용에서 문화적 기초와 사회적 요구를 반영

교육과정 내용 및 수준은 기존 문법학교의 지식 중심 교육과정을 기초하는 방향으로 정리


1972년 새로운 국가교육과정이 모든 학교에서 시행되도록 강제


의무교육 댄계에서 학생들에 대한 수준별 분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종합학교가 교육과정을 유연화하고 선택교과를 늘리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권고


행정 권한의 지속성과 자율성


1972-1992 핀란드 국가교육청 사무총장 에르키 아호

행정개혁의 방향은 지방 및 학교 자치를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으로 진행


1990년대 중반 이후 국가교육청은 교과별로 매우 포관적인 목표와 내용 제시, 지역과 학교가 국가공통교육과정에 근거해서 지역사회와 학교의 특수성을 고려한 교육과정을 구성하도록.

1990년대 학교현장에 대한 관료주의적 장학감사제도 폐지

2004년 개정 교육과정, 국가수준의 교육목표 세부화, 지역 및 학교의 자율권 강화, 평가의 중요성 강조.


4. 핀란드 성공의 교훈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기초교육 제공

우수한 교사와 교사교육

지속성 있는 리더십

교육혁신을 가치롭게 여기는 사회적 인식

유연한 책무성

신뢰의 문화


보편 복지와 사회평등을 기본 이념으로 하여 신뢰로운 사회를 만들고 자존감을 높여온 사회 발전 전략


'질보다는 양, 과정보다는 결과, 내실보다는 서열' - 이것이 한국 교육의 자화상







Posted by

(부정변증법)

“교육과정에는 매 학년별 교과의 단위와 목표를 규정한 커리큘럼과 그 교과의 내용과 그 순서를 규정한 실라버스가 있다. 선진국은 실라버스를 교사의 소관으로 보지만 우리나라는 이 수준까지 정해서 교과서로 못박아 놓는다.”


* 커리큘럼(curriculum)

(위키백과)

교육과정(敎育課程) 또는 커리큘럼(curriculum)은 일정한 교육의 목적에 맞추고, 교육 내용과 정해진 수업의 교육 및 학습을 종합적으로 계획한 것을 말한다. 보통 학생의 경우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학년마다 학습 상황을 시간표로 정리해 두는데 이것도 교육과정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교육과정은 단지 교육과정의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보다 넓은 의미로 교육의 목적과 교육 내용, 교수 활동 및 자세까지 확장하여 말할 수 있으며 교육 접근 자세 자체도 커리큘럼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이 20세기 중반부터 활발하게 언급되고 있다.




* 실라버스(syllabus)

강의계획서

Post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