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이 이미지프레시안을 시작하면서, 성남훈과 이상엽의 대담을 준비했다.
지금의 사회적, 매체적 상황이 '포토저널리즘'을
실천하는 포토에이전시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매그넘은 편집자들의 요구에 맞추지 않는, 자기가 찍고 싶은
사진을 찍기 위해 모였다.
그런데 그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혹은 이미 저물었다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자기가
찍고 싶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 어떡하면 가능할까?
원문 주소는,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315152144§ion=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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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이름이 좀 있다는 곳에 가면 DSLR 카메라를 든 이들이 곳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명한 맛집에 가도 주문한 음식을 사진으로 찍는 소위 '인증샷'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하지만 포토저널리즘은 오히려 죽어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지 오래다. 편집자들과 독자들은 더이상
타인의 고통을 정면대응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진가들은 이런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개인적이고 예술적인 사진으로 나름의
출구를 찾고 있다. 올초 있었던 아이티 대지진 사태에 이전과 달리 전세계 다큐 사진가들이 '한 달'도 안 돼 현지에서 자취를
감췄다.
디지털로 바뀐 환경으로 인터넷이 새로운 대안적 장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문제는 대안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의지'다. <프레시안>이 포토 저널리즘이 퇴조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미지프레시안>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고자 하는 이유다. <프레시안>과 사진가들의 타인의 고통을 타인에게
전달해주는 매개체로서의 사진의 '공익적 의미'를 되살리려는 '의지'가 독자들의 '의지'와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미지프레시안> 시작을 즈음해 사진가 성남훈, 이상엽이 한국의 포토저널리즘 현실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대담을 가졌다. <이미지프레시안>은 3월 22일 런칭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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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최형락) |
이상엽:
최근 '포토 저널리즘'이라는 유력한 사진 장르가 전반적인 인쇄매체의 위축으로 과거보다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 같다. 매체 구독을
통한 수입이 있어야 사진작가들도 원고료를 받고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데 그런 일들이 거의 다 사라져 가는 느낌이다.
성남훈: 매체 안에서 급료를 받으면서 활동하는 이들은 처지가 좀 나은 편이다. 반면에
우리 같은 프리랜서 또는 꿈을 가진 젊은 작가들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이 비관적인 게 사실이다.
매체가 중요한 이유는
한편으로 먹고 사는 문제 측면에서 어쨌든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포토 저널리즘이 매체적 사고를 통해 자기의
이상·생각을 옮겨놓는다는 점이다. 지금은 그런 장이 없어졌다. 문제는 그런 장이 다시 찾아질 수 있는 가능성, 내성조차도
한국사회에는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프리랜서가 먹고 살 수 있는 에이전시 시스템 역시 한국에서 전무했던 시기에 조금 구축해보려
하다가 무너져 버렸다. 지금은 각개전투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엽:
매체들의 연성화로 과거보다 작가들의 작업물들을 더 싣지 못하는 현상도 나타나는 것 같다. 코소보 사태, 이라크전 등 과거엔
중요한 '핫 이슈'가 있으면 따라 가서 취재하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그런데 이번 아이티 지진 사태 때는 독자적으로 취재하려 달려간
이들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타인의 고통에 대해 편집자도, 독자도 회피하려고 하니 그런 현상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성남훈: 나 역시 개인 사정으로 아이티 지진이 있고 나서 한달 후 현장에 갔다. 한달이
지났더라도 그렇게 큰 사고가 있었으면 나름대로 길거리에서 부딪히는 기자도 있곤 했는데 이번엔 NGO 등에 연계된 프로젝트 팀들만
보일 뿐 역동적으로 탐사하는 기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한달 안에 다 끝나버린 거다. 예전 같았으면 지진 이후에 시작되는 새로운
고통에 주목했겠지만 그런 것을 보려는 이들이 없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이상
엽: 이게 우리나라만의 상황인가 전 세계적인 현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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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훈 작가 ⓒ프레시안(최형락) |
성남훈: 전 세계적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나타났다. 사진으로 그런 작업을 해보겠다는 의무감과 계획의 구체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은 이들도 배울
수 있는 영역이 있었다. 매체를 통해 투입되는 방법이다.
그런데 지금은 매체 자체가 그런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10년 전만 해도 수백 명이 죽으면 상당한 이슈였지만 지금은 20만 명이 죽었는데 한달 안에 종료된다. 특히 아이티 같은 작은
나라들은 매체나 국가의 이해관계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외면당한다.
이상엽:
성남훈 작가는 프랑스에서도 에이전시에 소속돼 있었고 해외활동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다. 해외 에이전시 동향은 어떤가? 과거에는
분쟁현장에서 그들이 자리를 지켰지만 지금은 그들도 회피한다는 건가?
성남훈:
그렇다. 회피할 뿐더러 동력도 잃어버렸다. 예전엔 이념이나 사상에 따라 뭉쳐지는, 색깔 있는 에이전시가 있었다. 현 상황에서
어떤 이슈가 발생했어도 자기들이 추구하는 지향점이 있으면 그에 집중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의 판매구조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옮겨오면서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 엄청난 돈의 논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은 큰 조직으로 흡수되어 버린 상태다.
큰
조직에 들어가면 상부에서 색깔을 유지시켜 주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독립적이고 모험적인 기치를 들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에서 활약했던 에이전시 '세븐(VII Photo)' 같은 경우도 지금은 맥을 못 쓰고 있다. 예전에는 자신들의 컨텐츠를
다른 곳에서 가공해줬지만 지금은 자신들이 직접 가공할 필요가 있고, 이에 따라 판매 전략도 필요해졌다. 프로젝트나 출판까지 염두에
두고 움직이지 않으면 힘들어진 것이다.
이상엽: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면서 취재현장도 많이 바뀐 듯하다.
성남훈: 잡지만
봐도 시스템은 이미 디지털화 되어 고급 이미지들이 넘어오면 편집자가 선택만 하면 된다. 예전에 사진을 고를 때 작가의 생각과
성격 등의 요소가 중요했었는데 지금은 편집자가 취합해서 독자적으로 풀어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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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작가 ⓒ프레시안(최형락) |
이상엽: 아까 세븐을 언급했는데
매그넘(Magnum), 에이전시 뷰(Agency Vu), 매티스(METIS) 등 독립적인 에이전시의 위력이 과거보다 못하다는
얘긴가.
성남훈: 세븐은 아직도 자신들이 보는 이념적 지향을
가지고 버티려 하는 분위기는 있다. 매그넘만 봐도 영역적 확장이라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정통 포토 저널리즘에 축을 뒀던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히 변했다. 새로 가입한 작가들의 사진을 봤을 때도 개인적이면서도 예술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상엽: 과거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연성화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매체가
연성화 되다보니 에이전시도 그에 맞춰 변화하는 것으로 봐도 되겠다.
성남훈:
올해 월드프레스포토 수상작을 보면 영역이 넓혀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포토 저널리즘 시장에서 변화하는 과정을 놓지치 않고
흡수하기 위해 현대적인 이슈에 관련된 섹션을 만드는 식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굉장히 혼란스럽다. 상을 주기 위해
사진 몇 장만을 나열해 심사하니 그런 부분이 더 강하게 보이는 점도 있다.
이
상엽: 월드프레스포토가 그러한 변화의 추세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했다. 그러면 국내는 과연 그런 추세와 비근하게
변화하고 있나? 여전히 신문 사진이 포토저널리즘의 중심이 되다보니 실제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영역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좁다.
한국의 포토 저널이 얼마나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건가?
성남훈:
지금 보면 거의 머릿 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우려했던 것처럼 10년 전부터 공백이 있었고 특히 30대 연령층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많이 비어있다. 한국에서는 매체가 가진 힘이 있었는데 만약 과거에 에이전시화 등을 통해 메체가 프리랜서들을 흡수했다면 현재
상당히 다른 문제가 됐을 거다.
작가들이 자구적으로 세웠던 에이전시들도 잘 될 듯 하다가 지금은 문을 다 닫았다. 그
뒤로는 프리랜서들이 자생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었나. 출판·전시를 모색하거나, 웹진 <이미지프레스> 창간 등을 통해
작가들을 규합해보려 했지만 결국 경제적인 측면이 결여돼 무너져 버렸고 이젠 소수의 의지만 남아있는 상태다.
지난
10년 동안 사진이 너무 예술적인 쪽을 지향해 온 건 사실이다. 다큐멘터리든 저널리즘이든 파인 아트(Fine Art)와의 벽이
얇어지면서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다는 전제는 가능하다.
왜냐 하면 사진이란 게 시각적 언어이기 때문이다. 사진 보는
사람이 쉽게 감동을 받게 할 수 있지만 쉽게 지치는 면도 있다. 같은 유형의 사진을 계속 보면서 세상을 재단하면 문제가 생긴다.
과거와 같이 휴머니즘에만 기반하는 사진이 득세할 일은 없지만 포토저널리즘을 근간으로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파인 아트에서도
가져갈 수밖에 없다. 자신들도 예술지향적이란 말이 얼마나 공허한지 회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엽: 조금 전에 연성화 얘기가 나왔다면 지금 예술화가 나왔다. 과거에는 사진이
쓰임새에 따라 다르게 쓰였다. 과학으로서의 사진도 있었고 예술로서의 사진도 있었다. 포토저널리즘의 쓰임새는 정보 전달과 매체의
이슈 전달 측면이 강해 형식적으로는 폄하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포토 저널리즘이 어느 정도의 예술성을 가질 수 있나?
성남훈: 저널리즘에서 객관보다는 주관이 대두되면서 사진도 보편적 관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시대적 상황이다.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기호와 상징들을 소비하는데 익숙해져 있어 언어적 구사력은 떨어져도 시각적
기호를 해독하고 소통하는 기능이 발달되어 있다. 의미만 확장시키는 예전 방식만으로는 힘들다는 얘기다. 형식미도 필요하고 그에
접목해 생각을 옮겨내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젊은 사람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트렌디'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 있다.
혹자는 이를 접목해보다가 잘 되지 않으면 물러서서 '이것은 예술'이라고 하는데 난 그런 방식은 아니라고 본다.
사람은
유약하다. 어떤 관계 안에서의 이야기가 사유화됐을 때 담론적 거대성을 버릴 가능성이 높다. 편하게 가는 것이다. 폼나고
예술가적인 것을 강조하다 보면 저널리즘의 기본 정신을 놓고 예술만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방식으로 소통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가가 문제다. 왜냐면 예술 쪽으로 가도 또 막히게 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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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최형락) |
이상엽:
젊은 저널리스트들이 아트 워크을 구사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너무 개인적인 함몰은 경계해야 한다는 건가.
성남훈: 그럴 개연성이 높다는 거다. 그들이 어디에 표현하겠는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매체가 흡수를 안하면 전시장을 통해 그런 식으로 포장될 수밖에 없다.
이상엽: 걱정되는 점은 요즘 발표할 지면이 사라지면서 사진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전시장 밖에 없는 현실이다. 수없이 많은 전시가 만들어졌고, 공간 전시를 통해서 보여지는 형식이 과거와 달라졌다. 너무 공적인
얘기는 전시 공간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젊은 작가들이 사적이고 센세이셔널한 사진들이 '먹힌다고' 생각수록 포토 저널리즘이 애초에
갖고 있던 공익성이 증발할 가능성은 많아진다.
성남훈: 잘만
한다면 전시장도 저널리즘의 영역으로 확장시킬 수 없는 건 아니다. 몇 번의 테스트도 거쳐봤지만 문제는 그것이 답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상엽: 그런 측면에서 포토 저널리즘을 다시 활성화
한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새로운 영역인 인터넷은 어떻게 평가하나? 인터넷이 수없이 많은 종이매체들을 대체하고 있는데
포토저널리즘의 대안 역시 될 수 있나?
성남훈: 어렵다고 해도
지금도 지면 쪽은 잘 살아남아 있고 매체 안의 견고한 조직에는 좋은 사진가가 남아 있다. 그런 면을 제외하고 가능성만을 본다면
인터넷은 중요하다. 예전에 우리가 만든 웹진 <이미지프레스>역시 컨텐츠를 만들어 생산을 유지시키려는 목적이었다.
인
터넷 매체도 견고한 조직이 몇 군데 있다. 그런 매체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미지프레스>는 사진가들이 중심이
됐던 작은 조직이었지만 관록있는 인터넷 매체가 의지를 갖고 그 조직을 가져간다면 기존과 다른 것들을 구현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한 옛날처럼 사진만 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영상이나, 음향을 담아낼 수 있다. 매체를 통해 우리가 실질적으로 전달하려는
본질은 사진이지만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외부 장치도 많이 있는 것이다, 인터넷망의 속도도 빨라져 단순 접근이 아닌 '강한 사진'의
본류도 이야기할 수 있고 부르럽고 감성적인 장치로 전달할 수도 있다.
이상
엽: 좀 더 세부적인 얘기를 해보자면 과거 종이매체에 비해 인터넷 매체는 재정 구조가 취약하다. 인터넷 매체가 사진에
달려들었을 때 자기구현은 할 수 있지만 재생산은 안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성남훈: 그래서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어떤 필요'에 의한 이미지를 생산하는 것인지,
아니면 인터넷으로 구현할 수 있는 사진의 다양한 언어를 독립적으로 취급해 일종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선택이다. 난
후자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돈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의지와 의지가 만난다면 가능하다.
앞서 말했지만
매체는 조직을 가지고 있고 그 안에는 안정성이 있다. 조직 안에서 사진이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성만
있다면 상당히 큰 장이 열릴 거라고 본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문제 역시 매체가 적극적으로 끌어가려는 의지가 있을 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네이버> 같은 포털 매체도 사진을 가지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한다. 아마추어를 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곳의 아마추어들은 현재는 자기 자신를 뽐내는 단계지만 어느 순간에는 이를 넘어서기 위해 학습하기도 하고
세상 이야기도 해야 한다.
그런 면에도 예전엔 잡지가 매력적이었다. (사진가에게) 10페이지, 15페이지 준다는
것은 엄청나게 큰 기회였다. 잡지를 보는 사람들도 '이렇게 세상을 잘라내서 얘기할 수 있구나, 이런 것들이 나에게 어떤 감수성으로
오는 것인가'라는 구체적인 피드백을 얻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 인터넷은 분명히 그런 피드백을 다시 줄 수 있다. 의지만
있다면 10페이지가 아니라 훨씬 많은 분량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옮겨 놓을 수 있다고 본다.
이상엽: 그런데 인터넷 매체들이 등장한 10여 년의 과정을 보면 대부분 사진에 있어서
종이매체만큼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일반 기자들에게 카메라를 주고 알아서 찍어오라고 한다든지, 아니면 외부에서 사진을 구해 쓰려는 게
관행화된 상황이다. 갑자기 고급화된 사진으로의 이행이 가능할까?
성남훈:
저널리즘을 넘어선 사진, 사진의 사상적 가치를 가지고 소통해야겠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그런 생각이 전제가 되면 여러 방향도
모색하고 알맞는 사람도 찾을 수 있다. 그런 생각이 없으면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미지만 생산하면 된다. 일반 기자가 찍어오고 기사에
붙여서 발송하면 된다. 골치 아프게 먹히지 않는 사진으로 슬라이드까지 만들어 내보내서 뭘 할 건가? 문제는 지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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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최형락) |
이상엽:
그런 새로운 포토 저널리즘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고 바로 구현되지는 않을 것 같다.
성남훈: 매그넘 같은 경우에는 디지털로의 변화에 - 나이를 떠나 - 적응할 수 있는
사진가들이 있다. 어떠한 컨텐츠가 생기면 상황에 맞춰 오퍼레이터가 투입돼 사진을 포장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있었다. 한국은? 상당히
어렵다. 시스템이 없으니 사진가를 모으고 호흡을 맞춰야 하고, 아무리 따지지 않는다고 해도 돈과 품이 들아가는 경제논리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어느 정도는 타겟층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상엽:
인터넷의 성향상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선정성이다. 포토 저널리즘이 인터넷 매체에서 안착하고 활성화 된다해도 동일한 사건을
다룰 때 선정성이 문제될 수 있다. 인터넷에서는 과연 예전같은 묵직한 주제를 표현할 수 있을까? 앞서 얘기 했던 포토 저널리즘
자체의 변화, 연성화나 아트화가 모니터 안에서 어떠한 형식을 가질 수 있나.
성
남훈: 매그넘도 과거 포토저널리즘의 대안으로 전시와 출판, 그리고 '인모션(In Motion)'이라는 색션에 주력하고
있다. 인모션에서 사진을 포장하는 방식은 아주 단순한 얘기를 그렇게 잘 만들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찍어온 사진들을
오퍼레이터들이 단순 포장이 아니라 영상, 편집, 시나리오 기획까지 도맡아 전문 사진으로서의 특성을 강화시킨다. 그런 게 중요하다.
그
런 전략을 세우다 보면 무거워진 담론들이 소프트해질 가능성이 높다. 부분적으로 쪼개지는 거다. 그리고 계획적 접근이 가능하다.
출판을 예로 들면 같은 주제를 가지고 연령층이나 기호가 다른 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각각 만들어낼 수 있다.
이상엽: 마지막으로 창간한지 9년이 됐고 정론지로서의 위상도 가지고 있는
<프레시안>이 사진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한다고 한다. 어떤 지향성을 가졌으면 좋겠나.
성남훈: 처음엔 조급할 수도 있다. 좋은 사진가들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을
지향하는지에 대한 자기 검증을 확실히 해야 한다. 어느 정도까지 버틸수 있는지,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순조롭지 않고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이 잘 안되더라도 버텨내야 한다.
그 다음 단계가 되면 희망을 꿈꾸게 하는 것들에 주목하고, 새로 나타나게
될 젊은 사진가들이 '나도 저 곳에 몸을 한 번 담고 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사이트가 됐으면 한다.
그런 사이트가 되도록 하는 노력이 현재 작업에 참여하는 이들에게도 동력이 되지 않을까 한다.
성남훈
1992
년 프랑스 파리 사진대학 '이카르 포토(Icart Photo)'에 재학 중 '루마니아 집시' 사진으로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르 살롱'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 1993년 동 대학을 졸업했다. 1994년 프랑스 사진에이전시 '라포(Rapho)'의
소속으로 유렵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1997년부터 '라포 (rapho)'한국특파원으로 2007년까지 활동했다.
1999년
인도네시아 민주화과정을 취재로 월드프레스포토에서 '일상뉴스 부문' 수상
2004년 강원다큐멘터리 기금과 경기문화예술진흥 기금
수상
2006년 사진집 '유민의 땅' 으로 동강사진상과 한미사진상, 경기문화예술진흥 기금을 수상
2009년 옛 동티벳
캄지역 비구니승려의 포트레이트로 월드프레스포토 '포트레이트 부문' 수상
2006-2009년 전주대학교 사진학과 객원교수로
재직했다.
이상엽
사진가. 작가.
프레시안 사진기획위원
<실크로드
탐사>, <레닌이 있는 풍경> 등을 쓰고,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1, 2>등을 기획했다.
<
중국 1997~2006>, <청계의 나날들>등 전시를 했고,
네이버 '오늘의 포토',
<내셔날지오그래픽> 등의 심사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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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규 기자(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