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2008. 1. 2. 11:30

  이외수가 대선이 끝나고, 개표가 끝나고, 새 날이 밝은 아침 일곱시 사십분에 자신의 홈피 http://www.oisoo.co.kr/ 에 올린 글이다.

 


세속으로부터의 은퇴

잘 있거라
어두워지는 세속
빌어먹을
순수여
썩어 문드러진 사랑이여
과거에서 멎어 버린
광장의 시계탑
찢겨져 펄럭거리는
이념이여
녹슨 양심이여
플라스틱 꽃이여
텅 빈 머리 속에
마른 모래만 서걱거리는
젊음
위선의 빵덩어리에
버터처럼
번들거리는 지성이여
벙어리 목탁이여
타락한 십자가여
이제 한 해는 저물고
나는
쓸쓸히
원고지 속으로 들어간다
잘 있거라

 

  참으로 오랜만에 읽은 이외수의 글이다.

  멎어버린 시계, 모래로 가득찬 머리, 버터같은 지성...

  글쟁이는 글쟁이구나 하면서

  들어갈 원고지가 없는 나는,

  어디로 나가야하나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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