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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05 <CCTV> 대국굴기 1- 포르투갈과 스페인, 해양의 시대를 열다
공부2008. 1. 5. 13:30

  15세기 초, 유럽대륙은 중세를 지나 르네상스기를 지나고 있었고, 중국은 명나라 건국 초기로 정화의 남해원정을 마지막으로 바깥 세계로 향한 문을 닫아버렸다.  이 시기에 바닷길로 세계가 연결되기 시작했는데 그 나라는 유럽의 땅끝, 이베리아반도에 위치한 작은 나라 포르투갈이었다.

 

  작지만 안정된 국가인 포르투갈은 해상교역권을 장악하기 위해 항해술을 발전시키고, 아프리카 연안을 돌아서 인도에 이르는 길을 개척하고자 했다. 바로 해양대국 포르투갈을 일으킨 엔리케 왕자는 오늘날 항해왕으로 불린다. 포르투갈은 지속적인 탐험으로 1435년에는 아프리카의 보자도르 곶을 넘었고, 1487년에는 아프리카의 최남단 희망봉에 닿았다. 그리고 그 십년 후엔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에 도착했다.(1500년엔 인도로 가던 배가 바람에 밀려 오늘날의 브라질에 닿았다.)

 

  인도에 닿기까지 아프리카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첫 번째 노예 시장이 1444년 포르투갈 라고스 근교에서 처음 열린다. 그래서 아프리카 인들을 기독교 세상인 유럽의 노예시장에 팜으로써 영혼을 구원하고자 했던, 지독한 기독교인 항해왕 엔리케는 노예무역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새로운 발견이 곧바로 새로운 정복으로 전이되는 장면이다.(발 로스, <지도를 만든 사람들>, 아침이슬, 2007)

 

  포르투갈의 독무대였던 해양에 스페인이 등장한 것은 15세기 말이다. 같은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막 독립국가를 성립한 스페인은 그 힘을 바다로 돌렸고, 포르투갈에서 항해술을 습득한 콜럼버스와 마젤란은 스페인의 지원을 받아 대서양 횡단 항로를 개척한다. 대서양을 가로질러 인도에 닿고자 시작된 항해로 인해 콜럼버스는오늘날의 남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고, 마젤란 일행은 바다를 통해 지구를 일주했다.

 

  이후 지구의 해양은 두 나라,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양분하여 지배한다. 포르투갈은 아프리카 연안을 돌아서 항해했고, 스페인은 대서양을 건넜다. 그리고 두 나라는 먼저 발견한 곳을 식민지로 삼았다. 이 시기 스페인의 침략전쟁과 다른 대륙에서 건너온 전염병으로 인해 남아메리카의 인구가 십분의 일로 줄어들었다. 인도에 살지 않는 인디언들.

 

  그런데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융성했던 두 나라는 16세기 중반 급격하게 쇠락하고 만다. 개척정신으로 해양시대를 열었다는 관점으로 두 나라를 지목한 CCTV는 그 원인이 약탈로 쌓은 급격한 부는 일부 귀족에게 집중되었고, 사회경제체제는 빈약해져서 많은 사람들은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상황이 미래로의 길을 막았다고 분석한다. 돈키호테처럼.

 

  "파도와 같이 일순간에 밀려든 재물을 종교와 식민지확장을 위한 전쟁이 모두 쏟아부었지만,

국가부흥을 위한 상공업 발전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

밀물같이 밀려왔던 재물들은 썰물같이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귀족들은 사치에 빠졌지만 백성들은 의식주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중세의 영웅을 꿈꾸던 돈키호테의 방패가 보호한 것은 옛 세상, 그의 칼이 내려친 곳은 새로운 세상이었고,

그 결과가 이러한 처참한 실패로 돌아왔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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