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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3 염형철, 이포바벨탑에서 국민들에게 보냅니다
공부2010. 8. 3. 10:05
  요즘 보는 텍스트라곤 왜 거진 성명서니 하는 것들인지.

'이포바벨탑'에서 보낸 편지

고맙습니다. 우리의 미숙한 싸움을 걱정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염형철,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장동빈,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 박평수 등 우리 세 사람은 이포댐에서 12일째를 무사히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올라와 있는 이포댐에 ‘이포 바벨탑’이라는 별명을 지어줬습니다.

‘보’라는 이름에 비해서 무지막지하게 크게 지어놓은 ‘댐’ 위에 막상 올라와서 보니 20m에 가까운 높이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더불어 지구별에 세들어 살아가는 우리들의 욕심이 바벨탑처럼 자꾸만 자꾸만 높아져 간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가 까마득히 높은 구조물에 올라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 30m 높이의 이곳에 오른 것은 국민의 소리를 들으라는 요청을 위해서입니다. 국민의 4분의 3이 반대하거나 우려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재검토와 조정을 청원하기 위해서입니다.

마침 정부가 발표했듯 4대강 사업은 우기를 맞아 중단되거나 지체되고 있으니 지금을 대안 마련의 기회로 삼자는 것입니다. 22조원의 거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4대강 사업을 국민의 관점에서 단 한 차례도 점검하지 못했다는 것은 불행입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79.4%의 국민이 4대강 사업의 전면 중단이나 사업 변경을 요구했습니다. 홍수기 동안만이라도 잠시 공사를 중단하고 함께 이야기해야 합니다.

정부는 그동안의 절차가 충분했고, 국민이 내용을 잘 몰라 반대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더 ‘소통’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는 자신들의 주장을 더 알리는 ‘홍보’를 ‘소통’이라고 잘못 이해하고 있는 듯합니다.

국민들의 우려가 사실인지, 왜 대통령의 생각과 4대강 사업 현장의 모습이 다른지, 4대강 사업의 미래가 정녕 아름답고 풍요롭고 균형된 것인지 제대로 점검해야 합니다.

이곳에서 저 아래 여강(여주 부근의 남한강)은 아득하게 보입니다. 이런 대형 댐을 ‘보’라고 이름 지으면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홍보한다고 해서 국민이 설득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의 실체와 영향을 그대로 밝히고 진지하고 합리적으로 대화해야 해법이 있습니다.

여야 정치권,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합의기구를 만들어주십시오. 사회의 갈등과 미래의 훼손을 막기 위해 시대의 지혜를 모아주십시오. 국가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대통령이 용기를 보여주십시오. 새 한 마리의 무게가 내 목숨의 무게와 같다고 합니다. 하물며 수많은 생명들의 터전인 4대강의 광활한 지역을 순식간에 파헤치고 깔아뭉개는 것은 생태계에 대한 홀로코스트(대학살)일 뿐만 아니라 신성한 대지에 대한 무례이고 모욕입니다.

인성의 상실이고 문명의 파괴입니다. 우리가 이 위에 있는 지난 열흘 사이 천서리 방향의 넓은 둔치가 황량한 공사판이 됐습니다. 스러져간 생명들에 대한 크나큰 죄를 어찌 다 씻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우리를 찾아와주셨습니다. 그 가운데는 시민단체 활동가와 회원들, 종교인들, 야당 대표들, 그리고 4대강 사업의 책임자인 심명필 4대강사업본부장과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도 있었습니다.

저희의 뜻을 잘 전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보여주신 관심을 4대강의 생명들에게도 나눠주시고, 죽음의 위기에 처한 그들을 연민해 주십시오.

얼마 전 입적하신 법정스님은 4대강 사업을 두고 “세상은 저희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 어떤 권력도 이 땅을 만신창이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도 부탁드립니다.

우리 강이 영원히 흐를 수 있도록 우리가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기다리겠습니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출처 : 한겨레신문



"터무니없는 4대강 사업 '범국민조롱운동' 벌이자"

이포바벨탑에서 국민들께 보냅니다.

콘크리트의 열기와 군색한 생활에 비추어 우리의 생활은 밝고 즐겁습니다. 4대강을 지키는 일 맨 앞에 있다는 자부심과 유쾌하게 싸우자는 중년 활동가들의 의지가 드러난 결과입니다. 우리는 폭력과 강압에 맞선 최적의 대응은 풍자와 유머라고 생각합니다. 30미터 높이의 기둥과 45미터의 수문으로 구성된 거대한 구조물을 보라고 우기는 분들께 핏대를 세워 논쟁하는 것은 바보짓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포보(댐) 위에 우리 몸을 세워 그 크기를 입증함으로써 '보'라고 주장하는 저들의 입지를 전복하는 방법을 택한 것입니다. 한강에서 가장 큰 나루터 가운데 하나였던 이포나루에 족보에도 없는 댐을 세우면서 '명품보'라고 주장하는 분들, 곡수천(남한강의 지천) 여강합류부에 이포습지를 밀어버리고 잔디밭과 자전거 길을 만들면서 '한강살리기'라 침 튀기는 분들, 금사리(金砂里)의 모래를 파내고 웅덩이에 물을 담으면서 수질개선을 말하는 분들에게 직설(直說)이 아닌 조소를 보내기로 한 것입니다.

이곳 바벨탑 옥상에서의 활동도 4대강 사업에 조소를 보내기로 한 우리 싸움의 논리와 같습니다. 농성장 주변 사방에 서치라이트를 설치하고, 한밤중에도 사이렌을 울리고, 우리에게 보내는 물건을 가로채고, 끊긴 휴대전화 대신 무전기를 주고서는 엿듣거나 말을 끊고, 안전시설이라면서 떨어지면 목 부러지기 딱 좋게 튜브를 설치하고(농성장 밑에는 노란 튜브 100여 개가 깔려 있다),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는 대형 현수막을 제거하면 휴대전화 배터리를 주겠다고 협상하는 저들(경찰과 시공사), 저들과의 관계도 논쟁이 아니라 인내와 외면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들에게 부탁하지 않고 저들의 심리전에 말리지 않고 우리의 중심과 방향을 잡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웃습니다. 생활에 부족한 것이 많지만 웃지 못할 나름의 생존방법을 찾아 필요한 것을 충족하고, 자연의 친구들과 소통하며 수백 미터 밖의 방문자들에게 소리치면서 저들의 올가미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매우 위험한 곳입니다. 특히 무리한 진압이 이루어진다면 어떤 결과가 있을지 예상키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곳은 우리들이 목숨을 건 싸움의 현장이며 하루하루는 칼날 위를 걷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한 긴장을 이기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여러분 차례입니다. 우리의 활동을 함께해주십시오. 같이 조소해 주시고, 웃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올라와 있는 이포댐은 3163억 원의 공사비를 들였습니다. 그러나 보와 함께 건설되는 소수력발전으로 얻은 300kw 전력의 수익은 기껏 연간 몇 만 원입니다. 이는 관리비도 뽑지 못할 금액입니다. 이 댐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혈세를 더 쏟아 부어야 합니다. 홍수조절 능력을 말하기 전에 홍수유발 영향이 없다는 것은 먼저 증명하기에 바쁜 시설입니다. 물 공급 능력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터무니없는 4대강 사업에 대해 '범국민조롱운동'이 필요하지 아닐까요? 이곳에 놀러와 주십시오. 시원한 바다 맑은 계곡도 좋지만 여주이포에서 터무니없는 코미디에 대응해 한번 웃어주시고 4대강의 진실을 마음에 담아가 주십시오.

이번 여름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입니다. 정부가 발표했듯이 우기를 맞아 공사가 중단되거나 또는 지체되는 상황에서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 무리한 바벨탑의 죄악이 하늘에 닿기 전에 수정해야합니다. 한 통 전화로 정부를 질책해주십시오. 한 번의 클릭으로 정권의 개발중독을 조롱해 주십시오. 국회에서 '4대강 사업 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는 야권과 죽을힘을 다하고 싸우고 있는 시민단체들을 격려해주십시오.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상적인 논의와 합의가 가능하도록 사회적 논의기구를 주장해 주십시오.

거듭 말씀 드리지만 독재의 힘은 공포입니다. 하지만 이를 조롱하는 국민이 있다면 진실은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벌거숭이 임금님의 정체는 폭소 속에서 확인될 것입니다. 여러분을 믿습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출처 : 우리는 '4대강 저지'에 목숨 걸었습니다
'벌거숭이 임금' MB, 조롱소리 들립니까?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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